최근 주식시장에서 슈퍼개미들의 손놀림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수가 답답한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가치 있는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전문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 지점장 출신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여행 및 자전거 판매업체인 참좋은레져 주식 23만8372주(1.70%)를 25일 장내 매수했다. 종전에도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22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지분율을 14.15%까지 끌어올렸다. 주당 평균 취득가격은 9094원.
올해 2~3월 모습을 드러낸 후 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그가 이번달에 주식을 매수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는 코스피 상장사 대한방직 주식 6만4890주(6.12%)를 장중 매수했다. 박 대표가 14억원을 투자해 이 종목을 신규 보유하게 됐다는 소식에 횡보하던 대한방직 주가는 공시일(13일)부터 이날까지 30% 가까이 치솟았다.
그가 최근 들어 주식 매집에 적극적인 까닭은 주가 흐름이 부진하고 불확실성이 클 때일수록 저평가된 종목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영옥 대표는 “모두 증시가 안 좋다며 비관론이 짙을 때 저가 매수 기회도 있는 법”이라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등 수출주 구조조정은 내년에도 계속되겠지만 금융주나 내수주 중에서는 이익이 개선될 기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금 사둘 만한 종목으로는 후강퉁 시행과 금리 인하 수혜를 입을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주를 꼽았다.
지분을 확대한 참좋은레져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전거 용품 시장이 커지고 고급 자전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했다”면서 “반면 알톤스포츠는 주가가 많이 올라 현재 1만1000~1만2000원 선에서 매수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신흥 슈퍼개미’로 불리는 손명완 세광무역 대표도 지난 7개월간 모습을 감췄다가 10월부터 주식을 활발히 사모으고 있다. 공시를 통해 밝혀진 보유 지분만 150억원에 달하는 그도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소외된 소형주를 매입해 주가가 오를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철학으로 알려져 있다.
손 대표는 이달 17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영화금속 주식 70만7505주(1.5%)를 사들여 지분율을 5%에서 6.5%로 늘렸고, 동원금속 지분율도 7.57%에서 8.6%로 늘렸다. 두 회사의 추가 지분 취득에 들어간 금액은 총 13억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도 에스폴리텍 이구산업 바른전자 국영지앤엠을 처음으로 매수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손 대표가 매수한 종목이 주목
다만 전문가들은 슈퍼개미 행보를 좇는 ‘묻지마 투자’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당국 관계자는 “군중심리가 불공정 거래에 악용될 소지도 있는 만큼 자기 책임 아래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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