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는 다른 해외펀드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약 3%, 판매 초기 가입금액을 개인당 1000만원 이상으로 제한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당시는 양복에 미래에셋 배지만 달고 있으면 맞선 자리에서나 ‘나이트클럽’에서나 가장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높은 인기 덕에 경쟁증권사에서도 ‘우리도 인사이트펀드 팝니다’는 현수막을 걸어놓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7년 하반기부터 꿈틀댔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9월 현실로 나타나면서 펀드 출시 1년 만에 수익률은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최저점에 다다랐던 2009년 3월 초 이 펀드의 수익률은 -56.5%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결혼을 앞두고 준비 자금을 부풀릴 생각으로 5000만원을 투자했던 예비 신랑 A씨는 3000만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고 눈물의 환매를 해야 했다. 취업 1년 동안 모은 2000만원을 고스란히 펀드에 넣었던 신입사원 B씨,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2년간 밤낮 없이 일해 번 돈 1000만원을 투자한 중국 동포 C씨도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채로 팔아치웠다.
이처럼 국내 펀드 사상 ‘아픈 역사’로 기록됐던 인사이트 펀드가 7년 만에 원금 회복에 성공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의 기준가격은 25일 기준 1003.30원으로 설정 당시 기준가격이었던 1000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07년 11월 1일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7년이 넘는 현재까지 환매하지 않고 갖고 있다면 드디어 평가액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셈이다. 2008년 7월 1일 4조8150억원까지 불어났던 인사이트 펀드의 설정액은 2010년 이후 급격하게 환매가 시작돼, 지난 24일 기준 8471억원밖에 남아 있지 않다. 가입액 기준 4조원에 가까운 펀드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 환매를 했지만, 7년이란 긴 시간을 견뎌낸 투자자는 이제 원금은 회복하게 된 셈이다.
인사이트 펀드가 원금 회복 구간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2011년 이후 미국 비중을 꾸준히 높여온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미국 증시는 최근 고용·주택·물가 등 경제지표 호조와 중국과 유럽의 유동성 확장 정책 등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설정 초기 인사이트 펀드의 중국 비중은 70%를 넘어서 ‘중국 몰빵펀드’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기준 주요 국가별 투자비중은 미국(67.2%) 독일(6.3%) 스위스(6.3%) 인도(2.8%) 프랑스(2.8%) 순으로 미국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9월 말 기준 중국 비
인사이트 펀드가 원금 회복에 성공하면서 해외펀드 손실 트라우마에 빠져 있는 국내 투자자들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덕청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 대표는 “글로벌 저성장·저금리의 장기화 국면에서 분산투자로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인사이트 펀드의 강점이 앞으로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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