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매일경제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초부터 1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공모형 펀드 890개 가운데 코스피 수익률(-2.2%)보다 앞서는 상품은 314개(35.3%)에 그쳤다.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펀드 셋 가운데 둘(64.7%·576개)은 시장 흐름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펀드의 벤치마크로 주로 쓰이는 코스피200 수익률(-4.93%)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도 437개나 됐다.
큰 폭의 손실을 낸 대부분 펀드는 시장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였다. 올해 대형주 주가가 무너지면서 대표 종목 펀드들도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운용 펀드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펀드 가운데 수익률 하위 펀드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자산의 10% 이상을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등 대형주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초 이후 15.78% 손실을 입은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Ci)’은 최근 보고서 기준으로 삼성전자 비중이 11.6%에 달했고 LIG손해보험(3.8%) SK하이닉스(3.6%) 등에 투자했다. 종목별로는 경기연동 소비재에 40.8%의 자산을 할애했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도 삼성전자를 9.2% 담는 등 상위 5개 종목에 46.3%를 몰아서 투자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업종별 대표주들이 하락하면서 이들 펀드도 속수무책으로 가격 하락을 받아냈다.
시장 안팎에서는 내년 증시에서도 대형주들이 기술적 반등 이상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 펀드수익률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이 확실히 개선되거나 성장성 매력을 느낄 만한 종목이 부족한 상황에서 안일하게 대형주 위주로 투자해서는 수익률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PB는 “지난해 가치주 펀드에 돈이 몰렸을 때 주요 운용사들이 ‘2014년은 성장주 펀드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며 “대형주의 주가 상승이 요원한 상황에서 성장주 펀드는 장기적 관점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인덱스 펀드 가운데서는 레버리지 펀드 수익률이 두드러지게 나빴다. 레버리지 펀드는 일반적으로 수익·손실률 격차가 일반 인덱스 펀드보다 1.5~2.2배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지수가 10% 오를 때 20% 수익을 얻지만 내릴 때도 2배 더 떨어져 등락을 거듭하면 손실폭을 키운다. 예컨대 100만원을 투자했을 때 지수가 10% 하락과 10% 상승을 반복하면 일반 인덱스 펀드는 99만원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A’는 연초 이후 -17.49%,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C 클래스’는 -16.25%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15% 이상 손실을 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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