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국가외환관리국(SAFE) 등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해외 금융회사들에 RQFII 인가 및 승인을 내주면서 출시 예정 펀드에 주식형 비중을 50% 이상 담도록 요구했다. 채권형 비중을 100%로 해 RQFII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일부 운용사는 주식형 비중 50% 이상으로 신청서를 수정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금융당국이 자국 증시 부양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BNP파리바운용 관계자는 “최근 만난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가 ‘중국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길 원하지 채권은 아니다’고 말했다”며 “‘RQFII를 활용한 펀드에서 주식형 비중을 50% 이상으로 하면 인가 및 쿼터 승인에서 우선순위를 주겠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RQFII를 신청 중인 국내 19개 자산운용사 중 인가를 획득한 곳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 곳뿐이다. 지난 8월 초 가장 먼저 RQFII 인가를 신청한 신한BNP는 주식형 비중을 50% 이상으로 제안해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가를 획득하고 이달 말 50억위안 규모 쿼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인가를 신청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NH-CA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나머지 운용사들은 3개월이 지나도록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초 100% 채권형으로 신청했던 한국투신운용은 주식형 50%와 채권형 50%로 다시 인가 신청을 진행 중이다. 당초 채권형 비중을 50% 이상으로 제안했던 NH-CA운용도 주식형과 채권형 비중을 동일하게 신청했다. 대신자산운용 등 후발 주자들은 처음부터 주식형 50% 이상으로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변동성이 큰 중국 본토 주식보다는 고수익 채권으로서 중국 본토 채권에 매력을 느꼈던 운용사 입장에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동양운용과 신한BNP파리바가 RQFII를 받은 홍콩 현지 운용사와 제휴해 재간접 또는 위탁운용으로 출시한 펀드들도 모두 채권형 펀드일 정도로 중국 본토 채권 쪽에 운용사나 투자자 수요가 크다.
비슷한 신용등급(무디스 기준 ‘Aa3’로 동일)임에도 불구하고 3년 만기 국채 기준 한국은 금리가 2% 초반인 반면 중국은 4% 초반으로 한국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는 중국 정부가 허용해주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중국 정부가 시장을 개방하는 건 고무적이지만 주식형 위주로 유도하면서 투자자는 선택권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국에 800억위안(약 13조원) 규모의 RQFII 쿼터를 부여키로 했다. RQFII는 위안화로 중국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 환전 및
■ <용어 설명>
▷ RQFII : ‘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의 약자로 외국 기관투자가에 위안화로 직접 중국 본토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도를 주는 제도.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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