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4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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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본사 사옥을 포함해 알짜 부동산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반기 회사가 보유한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을 처분한 기업은 모두 25곳이다. 이중 17곳(한국전력 제외)이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을 매각했다. 처분 자산규모는 총 1조3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12곳, 1674억원)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작년 하반기의 경우 벽산건설 인천시 서구 가좌동 부동산(488억원), 동양건설산업 서울 성수동 부지(485억원) 등이 단일 자산 매각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내년 말까지 1조6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한 대성산업은 올 하반기 기흥역세권 개발예정지 2곳을 팔아 약 24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다. 대성산업은 이밖에도 용인시 남곡 지구와 거제백화점을 내년까지 매각할 계획이다.
주력사업인 E&C와 상사 부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올해 완공된 대치동 신사옥을 오는 27일 농협은행에 309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SK네트웍스는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사업 투자에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당기순손실 82억원) 태영건설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옛사옥 태영빌딩을 약 1031억원에 팔아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본사 사옥까지 주저없이 내놓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건물과 대구 사옥을 각각 837억원과 57억원에 처분했다. 카페베네는 청담동에 마련한 본사 토지 및 건물 구입으로 발생하는 이자비용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 올해 초 해당 부지를 개인투자자에게 363억원에 매각, 임차방식으로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로 자금 사정이 안 좋아졌던 기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수천억원 값어치의 부동산 등을 처분하고 있다"며 "자금 마련이 시급한 대기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내년까지는 자산처분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 자산처분을 공시한 코스닥 기업은 8곳, 자산규모는 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4곳(200억원)보다 급증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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