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M&A 건수와 거래 규모는 82건, 11조2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건수는 전분기(133건)보다 적었지만 다음·카카오 합병(5월), 삼성SDI·제일모직 합병(3월),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1월) 등 대형 거래가 많았던 영향을 받았다. 올 상반기 거래금액은 2012년 상반기(18조86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합병 건당 평균 거래금액이 2676억원에 달하는 등 건별 거래 규모도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항목별로는 합병 관련 금액이 9조37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양수도(1조1000억원), 분할(67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국내 M&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M&A가 활발했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신성장동력사업과 관련한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하기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합병이나 분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헐값 인수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M&A보다는 자체 인력 육성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해 벤처기업 인수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업체 왓츠앱을 인수하는 등 대기업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첨단 기술 분야 벤처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M&A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제일모직 합병과 한라홀딩스·만도 분할 등 그룹 내 유사업무를 하는 계열사 간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이 늘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 같은 추세는 대한항공·한진칼 분할(2013년 6월),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2013년 10월) 등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반면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한 대기업의 해외기업 양수도 및 합병 실적(4건)은 미흡했다. M&A 대상도 대부분 국내 기업이었다. 상반기 중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규모는 2000억원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현재 많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M&
김재룡 금감원 기업공시국장은 “국내 M&A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올 상반기 세계 M&A 거래 규모가 1조7700억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 증가 추세가 미미한 실정”이라며 “M&A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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