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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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내부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는 등 보수적인 자금조달 전략을 보였던 일부 기업들이 최근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치 수준을 보이면서 자금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관리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다음달 총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KB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구체적인 발행 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테크윈은 지난 3일 만기 도래한 1500억원에 대한 차환(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 여부를 고민하다 결국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곧바로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줬다. 회사는 최근 시점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쓸 수 있는 적기로 보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쪽으로 의사 결정을 내렸다. 삼성테크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이자비용을 줄이고 부채구조를 장기화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3월 15일 만기 도래한 1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지만 지난 9월 말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시장에 나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물량을 200억 늘려 총 1500억원을 발행했다.
SK건설 회사채 발행은 시장 분위기가 변하는 변곡점에서 적극적인 자금조달 전략으로 선회해 성공한 사례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기록적인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상대 금리가 높은 건설채에 대한 기관투자자 심리가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CC건설도 최근 지난달 23일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같은달 28일 만기 도래한 1400억원 회사채를 상환했다. 당초 회사는 차환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부채를 내부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발행조건이 유리한데다, 일부 건설사들이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현금상환 기조를 접고 차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말을 끝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던 대한항공도 하반기 들어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난 6월 1년 6개월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와 1000억원 규모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고, 9월에도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다. 이달 말 추가로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최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이유는 올해 연말이 시장금리 저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을 때 고정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기업들은 낮은 비용(이자)을 지불하면서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채 주요 투자자인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들 투자수요도 큰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관들 회사채 투자수요에 따라 기업들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감축을 진행하면서 공사채에 투자돼야 하는 자금들이 회사채로 넘어온 상태다. 기관들이 채권 이외에 뚜렷한 대체 투자처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당분간 장기물 회사채 위주로 발행환경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금리가 많이 내려와 있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아 회사채 발행을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발행을 미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관들이 회사채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도 크지 않아 내년에도 기업들 자금조달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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