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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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초로 이미 한 차례 미뤄진 현대증권 매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측이 원하는 매각가격과 인수후보들이 평가한 인수가격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가격에 대한 매각측과 인수측의 눈높이 차이로 인해 현대증권 본입찰이 내년 1월에서 한차례 더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측과 인수측의 눈높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내년초 재매각도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며 "이미 현금 확보에 성공한 현대그룹측이 당초 책정한 가격대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매각이 계속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당초 이날로 예정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을 내년 1월 중순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연기는 현대그룹이 본입찰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그룹으로부터 매각을 연기해달란 요청이 있었다"며 "입찰연기 기간동안 지점통폐합 등 리테일 구조조정까지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내세운 매각 연기의 이유는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 가격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IB업계는 현대증권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매각가가 현대그룹이 희망한 수준에는 못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 산은은 자구계획안을 통해 현대증권의 매각 가격을 약 7000억~1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IB업계에선 현대증권의 매각가치를 약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현대그룹의 기대치와 최소 2000억에서 최대 5000억원 수준의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현대증권은 기대에 못미치는'헐값'에 현대증권을 처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뒤 불과 10개월만에 이미 85% 수준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6000억원), LNG 사업부문 매각(9700억원), 부산신항 터미널 사업부문매각(1조2200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1803억원) 등을 통해 총 2조8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단 인수후보들측은 현대그룹측이 시장 평판을 고려해서라도 더이상 매각일정을 미루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인수후보측 관계자는 "기업실사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이 또 다시 일정을 미루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1월 중순에는 예정대로 본입찰이 실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정이 계속 미뤄진다고 해서 다른 인수후보가 새롭게 참여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현대그룹도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마냥 매각 일정을 미룰 수 없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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