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31일(11:1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SK가스가 지난달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동부발전당진을 전격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송전선로 문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전선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SK가스로서는 민간 화력발전 매물로는 사실상 마지막이었던 동부발전당진을 상당히 낮은 가격에 인수하게 되는 셈이다.
SK가스는 지난 30일 산업은행과 함께 동부발전당진을 201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삼탄이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기 위해 제시했던 가격인 2700억원보다 약 700억원 낮은 액수다. 예비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존보다 가격을 크게 낮춰 차순위협상대상자였던 SK건설에 넘긴 것이다.
이와 함께 예비 송전선로를 완공할 때까지 상업가동을 할 수 없어 당초 계획보다 가동시기를 늦춰야 하는 상황이다. 예정대로라면 2018년 발전소 2기가 모두 준공되지만 예비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상업가동은 이보다 3년 정도 늦춰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게 한 관계자는 "삼탄이 계약금을 두고 송사에 휘말릴 각오까지 하면서 계약을 해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가동 지연에 따른 잠재적 손실까지 따지면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문제들이 정부와 이해관계자들간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SK가스의 이번 결정이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송전선로 사용용량에 따라 예비선로 건설 비용을 분담한다면 동부발전당진이 부담하는 금액은 수백억원대에 머물 것"이라며 "앞서 삼탄과의 매각 협상 때보다 크게 떨어진 기업 가치를 감안하면 상쇄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8년부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의 상업가동 시기를 3년이나 늦추는 것은 국가적으로 손해라고 본다"라며 "예비선로가 없다고 송전을 할 수 없는게 아닌 만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는 지난 5월 동부발전당진 지분 40%를 보유한 동서발전이 예비선로 설치분담금과 관련해 제출한 재정신청에 대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의가 장기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번 매각에서는 SK가스는 동부발전당진 지분 60% 가운대 45%를 1507억5000만원에, 산업은행이 나머지 15%를 502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SK가스가 산은과 함께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해 자금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향후 상업가동 후 1년 안에 보유지분을 SK가스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