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상하이 증권 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통 제도가 전격 연기됐다. 후강통은 중국 증권시장이 해외에 개방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국내 증시에는 악재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이번 연기로 한숨 돌린 양상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연내 시행이 예상되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후강통은 홍콩 거래소와 상하이 증권 거래소간의 주식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중국은 외국인 주식 투자에 대한 제약이 엄격해서 B증시에 대한 투자만을 허용하고 A증시는 별도로 허가를 받은 곳만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후강통으로 A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문호가 사실상 개방된 것이기 때문에 전세계 투자 자금이 후강통을 통해 중국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강통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바로 외국인 자금 이동에 있다. 이번 후강통 시행으로 중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수 산출 회사인 MSCI바라는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해 신흥지수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한 뒤 규제 여부를 거론한 바 있다. 따라서 후강통을 통해 투자 규제가 완화되면 중국 본투 증시가 신흥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그만큼 상승하는 셈이다.
이 경우 신흥국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대신 중국으로 이탈할 수도 있다. 일단 지수 편입 자체만도 악재다. 신흥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연 7%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매력 때문에 추가 이탈 우려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후강통이 국내 증시에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증시가 신흥지수에 편입될 때도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이유 때문에 후강통이 연기됐다고 해서 바로 호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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