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수석부행장은 하영구 행장과 비슷한 행보를 걸어온 전통적인 '씨티맨'이다. 두 사람 모두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고 입행 시기도 3년 터울로 가깝다. 박 수석부행장은 2002년부터 부행장으로 일하며 14년 동안 행장직을 수행한 하 행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 때문에 하 행장의 중도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소비자금융 부문을 축소하고 기업금융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기업금융그룹을 7년여 이끌어 온 박 수석부행장이 행장에 취임하면 기업금융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부행장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탤런트 인벤토리 리뷰(Talent Inventory Review)'라는 프로그램으로 후계자를 양성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7일 행추위에서 차기 행장을 최종 추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박 수석부행장을 후임으로 내정했던 것이다. 이
지난 14일 사임 의사를 밝힌 하 행장은 후임 행장이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행장직에서 물러난다. 2001년 한미은행장을 맡았던 하 행장은 14년간 한국씨티은행장을 역임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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