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주가는 한 번 하락하기 시작하면 과하게 빠지고, 상승하면 모두 돈을 벌 수 있다는 집단 최면에 휩싸일 때까지 오른다. 2년 만에 다시 부각된 유로존 위험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부터 유로존 경제지표가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막상 글로벌 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한 시기는 9월 말에서 10월 초다. 이 무렵 홍콩 시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이라크ㆍ시리아 IS의 위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 등 이미 존재하던 리스크들이 한꺼번에 투자자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러한 우려의 확산은 글로벌 경제 전망마저 암울하게 만들었다. 질주하던 미국 경제 성장세도 주춤해지고, 양적완화(QE) 종료 이후 유동성 축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유로존 위험이 커졌다고 하지만 3년 전 재정위기 상황과는 다르다. 여전히 미국 경기는 양호하고, 유럽은 회복을 앞두고 있다.
경제는 심리고, 투자도 당연히 심리에 좌우된다. 주식에 투자할 때도 사람들 모두가 계산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처럼 주가가 실제보다 큰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을 때가 장기적으로 좋은 진입 기회였다,
주가 고점에서는 시장 미래에 대한 장밋빛 주장이 만연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바닥일 때는 비관적 주장만 넘쳐난다. 현재 투자자들은 국내 대표기업의 실적 부진과 글로벌 경제 부진 우려로 하락장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주가 바닥은 매수가 늘어날 때가 아니라 매도가 진정될 때 출현한다. 외국인은 팔 만큼 팔았고, 국내 기관의 주식 비중은 높지 않다. 아직 변동성 구간은 남아 있지만 시선은 위를 향한 채 접근해야 한다.
필자는 KOSPI 1900선이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3분기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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