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주인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신임 사장 선발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서울보증은 지난달부터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하고 공모 형태로 사장을 뽑고 있다. 응모자 19명 중 최종면접 대상자를 가려냈고 오는 27일 면접을 통해 최종후보 1명을 선정해 28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원자부터 선발 기준까지 모든 게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한마디로 '깜깜ㆍ밀실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3.8%를 갖고 있고 외환위기 이후 부도에 몰렸을 때 공적자금 11조9000억원을 수혈받아 살아난 이력도 있다. 공식적으로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국민이 주인인 공기업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서울보증의 사장 선발 과정을 보면 주인인 국민의 알권리와 후보자에 대한 외부 검증 기회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27일 최종 사장 후보가 선정되면 곧바로 다음날 주총에서 선임된다.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인선 과정 정보를 비밀로 하면서 이렇게 촉박한 일정을 잡았을까.
깜깜인사는 사추위와 서울보증이 결정한 형식이지만 대주주인 예보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다. 이들은 "불확실한 소문이 돌거나 사추위에 외압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인선 과정을 비밀로 한다"고
하지만 서울보증이 인선 과정을 공개하지 않자 시장에선 한 달 전부터 '○○○씨 내정설' '권력 실세 ○○○씨 배후설'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도대체 서울보증이 어떤 사람을 사장으로 뽑으려고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지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금융부 =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