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업계를 달구는 국내 2위 특수강업체 동부특수강 매각 본입찰이 임박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용지 매입 과정에서 10조5500억원에 달하는 높은 입찰가가 논란이 된 후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처음 나서는 인수ㆍ합병(M&A) 딜이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또다시 가격 논란이 불거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보다 신중하게 입찰가를 써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동부특수강 지분 100% 매각에 대한 본입찰이 오는 23일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본입찰에는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동일산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 특히 현대제철이 입찰가격으로 얼마를 제시할지가 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현대제철이 속한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한전 용지를 놓고 삼성전자와 벌인 경쟁에서 천문학적인 입찰가를 써 내면서 주주가치 훼손 논란은 물론 정보수집 능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일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본입찰에서 승리하더라도 2위 업체와 입찰가격 차이가 클 경우 자본시장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
그렇다고 가격 문제로 현대제철의 인수 의지가 약한 것도 아니다. 동부특수강은 자동차 부품에 필요한 냉간압조용 선재를 주로 만들어, 인수가 성사될 경우 현대ㆍ기아차와의 시너지가 크다. 따라서 마냥 낮은 가격만 고집할 수도 없어 자문단은 정보수집에 혈안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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