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4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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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최근 사모 회사채 금리가 공모 회사채 금리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데다, 안정적인 장기 투자처를 찾는 기관투자자들 수요가 맞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1000억원 규모 7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사모 회사채 발행은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간사를 맡아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한 2개 증권사는 채권을 인수해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에 매각한다.
포스코에너지는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하반기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사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포스코에너지는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도 유리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최근 발행된 회사채들이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기관에 매각되는 등 시장에서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가 어렵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에 대한 기관들 선호도도 여전하다. 지난 8월 포스코에너지가 2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이 4천700억원 규모 청약금을 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글로벌 신용평가가사들이 모기업인 포스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전반적인 그룹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었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공모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된 상황에서도 포스코에너지가 사모 회사채를 선택한 것은 회사와 기관투자자간 상호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모 회사채는 사실상 투자의사를 밝힌 기관이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형태다. 기업과 기관 사이 사(私)적 계약인 만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때 거쳐야 하는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정보공개와 기관 수요예측 등이 생략된다.
까다로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투자자만 있다면 사모 회사채를 발행을 선호한다.
발행금리 측면에서도 경쟁 입찰인 공모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포스코에너지가 이번에 발행한 사모 회사채 금리는 2.968%로 포스코에너지와 같은 신용등급인 'AA+급' 7년물 평균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 2.966%와 큰 차이가 없다.
공모로 발행하면 금리를 추가적으로 더 절약할 수 있겠지만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발생하는 제반비용을 고려하면 사모 발행쪽이 낫다는 것.
기관들도 최근 시장에 '회사채 품귀현상'으로 투자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모 회사채를 인수하면 안정적으로 회사채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예측을 쫓아다닐 필요도 없어진다.
이달 초 (주)한화가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고, 호텔롯데 SK인천석유화학 등도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A급'인 (주)한화는 앞서 이달 1일 1500억원 규모 3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3.333%에 발행했다. 발행일 당시 A급 회사채 평균 민평금리 3.201%보다 높다. 그러나 공모 회사채 발행시 발생하는 인수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사모 회사채가 공모 회사채보다 조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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