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5일(16:0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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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더베이직하우스 자회사 TBH글로벌이 대규모 투자유치를 단행해 그 배경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TBH글로벌은 다음 달 7일까지 주당 5만1899원에 지분 87만3682주(10%)를 매각해 453억4295만원을 투자받을 계획이다. 골드만삭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GOLDMAN SACHS INVESTMENTS HOLDINGS LIMITED)와 커넥트 임프루브먼트(CONNECT IMPROVEMENT LIMITED)가 각각 이 지분 5%씩 인수해 주요 주주로 부상한다. 커넥트 임프루브먼트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확인됐다.
이들 투자자는 TBH글로벌의 실질적인 2대 주주였던 사모펀드 JKL파트너스 보유 지분 10%(87만3682주)도 나란히 5%씩 추가로 사들여 총 10%씩 확보할 계획이다. 모든 거래가 완료되면 TBH글로벌의 주주구성은 더베이직하우스(75.25%), 골드만삭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10%), 커넥트 임프루브먼트(10%), 골드만삭스 계열 투자회사 엘레바텍(4.7%)으로 정리된다.
더베이직하우스는 TBH글로벌의 홍콩증시 상장 기대감이 높아졌기에 투자유치가 가능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그 반대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신규 투자를 추진했다고 분석한다. 더베이직하우스가 2010년부터 세 번에 걸쳐 투자자를 유치했는데 그때마다 일정기간 내에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투자자에게 헐값에 주식을 매각해 돌려막았다는 해석이다.
TBH글로벌은 투자유치에 성공하자 곧바로 홍콩 증시 입성을 추진했다. 2010년 10월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삼성증권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IPO 주간사 선정에 착수했다. 하지만 악화된 경영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2010년 TBH글로벌은 당기순이익 26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1년에는 215억원으로 52억원 줄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TBH글로벌은 두 번째 투자유치를 추진해 2012년 2월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캐피탈이 출자한 KoFC KDBC-JKL 프런티어 챔프 2010의 1호 PEF에 주당 6만8675원에 주식 25만4823주를 175억원에 매각했다.
또 같은 규모와 가격으로 신주도 발행해 JKL로부터 총 350억원을 투자받았다. TBH글로벌 입장에서는 2010년 첫 번째 투자(주당 1만7972원)보다는 조건이 좋았던 셈이다. 다만 이때에도 3년 내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3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2년간 '매도가격(1주당 6만8675원)+연이율 8% 복리'로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붙었다.
같은 해 5월 TBH글로벌은 세 번째 투자유치에 나섰다. JKL파트너스가 조성한 JKL 제4호 PEF에 주당 6만8675원에 주식 18만2018주를 125억원에 매각, 같은 조건으로 125억원 규모로 신주도 발행해 총 2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때 2015년 2월14일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후부터 2년간 '매도가격(주당 6만8675원)+연이율 8% 복리'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TBH글로벌은 두 번에 걸쳐 JKL로부터 총 6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조급해졌다. JKL의 풋옵션 행사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IPO를 추진해야했다. 하지만 홍콩증시 상장이 요원해지자 JKL의 풋옵션을 돌려막을 묘안을 마련해야 했다.
결국 TBH글로벌은 골드만과 어피너티를 끌어들여 JKL이 보유 중이던 지분 10%를 '주당 6만 8675원+연이율 8%'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사가도록 해 급한 불을 컸다. 대신 이들에게 JKL에게 매각했던 가격(주당 6만8675원)보다 저렴한 수준(5만1899원)에 지분 87만3682주(10%)를 넘겼다.
한 관계자는 "TBH글로벌이 카드돌려막기에 성공했지만 이번 거래에도 42개월 이내 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조항이 붙어 안도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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