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상승에 무게가 실렸던 시장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4분기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코스피는 2000을 지키고 있지만 한국 증시의 차포(車包) 역할을 하던 삼성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기업이익과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의 회복 없이는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
현재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000 초반이란 점은 다행이다. 물론 코스피가 2000을 하회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자동차주를 제외한 PBR는 시장 PBR를 웃돌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생기고 수개월 이내에 코스피가 약세 전환했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이유다.
하지만 흉년이 왔다고 전부 굶어 죽는 것은 아니다. 3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비교하면 삼성전자와 자동차 업종 부진으로 이익 모멘텀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업종도 분명 존재한다. 정책 효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과거 트로이카 은행ㆍ증권ㆍ건설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들 업종은 정책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년 순이익 급감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지난해 말 어닝쇼크 이후 기저효과에 의한 실적 회복이 시작됐고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과 부동산 지원 대책으로 투자 심리와 영업 환경이 개선됐다. 2015년까지는 이익 회복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2014년 트로이카 업종 수익률이 시장을 크게 상회한 만큼 4분기와 내년 추가 상승에 대한 시각은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트로이카 업종의 단순평균 PBR는 0.82배 수준으로 2009년 이후 평균인 0.9배를 하회한다. 여전히 저평가된 셈이다. 단기간에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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