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새로운 짜장면이냐, 운영체제(OS)가 다른 새로운 휴대폰이냐.'
여러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ELS 펀드를 새로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넓힌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새 상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상품 출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뤄지면서 베끼기 논란이 벌어졌고, 두 자산운용사 모두 금융투자협회에 '배타적상품사용권'을 신청하면서 자존심 싸움이 벌어진 것.
상품을 먼저 내놓은 것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삼성운용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지수가 기초자산인 ELS 13개를 편입하는 펀드를 내놓으면서 '원조'를 자처하고 있다.
ELS를 지수화해 공모 펀드 형태로 상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두 펀드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세상에 없는 짜장면(ELS를 지수화)을 만들었는데, 옆집에서 짜장면과 매우 흡사한 메뉴를 내놓고는 '우리는 양파로 맛을 내는데, 옆집은 감자로 맛을 내니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투운용은 두 펀드는 운용 방식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3가지로 삼성운용보다 더 많고, 또 3가지 지수를 조합하게 되면 실제 발행되는 ELS 수는 더 많아지는데다 코스피에 투자하지 않는 삼성운용 상품과 달리 한투운용 상품은 지수가 코스피와 상당 부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상품이라는 것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휴대폰 하드웨어에 어떤 OS를 구동시키느냐의 차이를 두고, 우리가 먼저 휴대폰을 만들었으니 다른 사람들은 만들면 안된다는 식이면 곤란하다"며 맞서고 있다.
두 회사의 다툼에
[이은아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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