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3일(15:0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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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캐피탈 투자 축이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에서 바이오·의료 분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ICT제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9억원(38.2%) 감소한 대신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투자는 552억원(75.4%) 증가했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졌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관련 부품·소재 산업이 최근 부진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여전히 ICT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전체의 23.9%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바이오·의료 분야가 15.5%로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료 분야의 경우 직전 3년 평균 투자 비중이 8.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2배 가량 증가했다.
올 7월까지 누적 투자금은 8300억원(486개사)로 전년 동기(7878억원·477개사)보다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세가 소폭에 그친 것도 최근 ICT 분야의 업황이 주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 부진으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 회수(엑시트)가 어려워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또한 주춤했다.
창업 3년 이하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는 올 7월까지 2430억원(29.3%)으로 7년을 초과한 후기 기업(4138억원·49.8%)과 비교해 크게 뒤쳐졌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창업 후 코스닥 상장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13.8년"이라면서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선 인수·합병(M&A) 시장 부재로 IPO를 제외하고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 문제" 라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 13개사 중 벤처기업은 단 4개사에 불과했다.
[강다영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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