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가로챘다" 펀드매니저 투자자에 피소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해 투자금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으나 이를 묵살당했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금감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S계열 자산운용사의 전 펀드매니저들이 유령법인을 설립해투자자들의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고소인들은 "자산운용사의 전 특수운용본부 프로젝트운용팀 차장 정모씨 등 펀드매니저 4명이 부동산 펀드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불법 이득을 취하기로 공모하고 펀드 투자금을 외부로 빼돌려 투자 피해를 보게 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들은 고소장에서 "해당 펀드매니저들은 2011~2012년 유령법인을 몰래 설립해 헐값에 인수한 뒤 이를 다시 매각하는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남기려고 했다"며 모두 215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감독원에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을 냈지만 금감원이 이를 의도적으로 묵살·은폐했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지난 5일 금감원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로 고소인은 투자금이라고 주장하고 피고소인은 차용금이라고 주장하는 등 서로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 간의 채무관계가 불거진 것일 뿐 펀드매니저의 비위행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근무하던 펀드매니저가 사적으로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제때 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고 이와 관련해 지난해 5월 이미 합의를 했다”며 “펀드의 자금을 편취하거나 유령회사를 세웠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원요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