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계속 이탈할 경우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8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지난주 1282억원을 판 데 이어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지난 2개월간 5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들이며 3조원이 넘는 기관 매도세에도 코스피 강세를 이끌던 외국인이 변심한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8월 셋째주 5억1580만달러, 넷째주 4억130만달러, 9월 첫째주 3억4360만달러로 순매수 규모를 점점 줄여 나가더니 지난주에는 1억2360만달러를 팔아 주간 단위로 18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 순매수가 주춤한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더불어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표적 아시아 증시인 대만에서도 외국인 매수 강도가 현저히 약화됐다. 순매수액이 8월 셋째주와 넷째주 9억달러 규모에서 9월 첫째주 5억7170만달러로 줄더니 지난주 2억3580만달러 순매도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의 핵심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원ㆍ달러 환율이 1030원대로 올라서고 미국 국채금리가 20bp 이상 가파르게 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와 금리가 낮아진 신흥국 자산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중에서도 달러자산에 매력을 느낀 미국계 자금이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iShares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ETF'에서도 지난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기 힘들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 믿고 신흥국 주식을 사던 외국인이 순매수를 멈춘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금 이탈이 일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달러 강세로 미국계 자금 유입이 잠깐 주춤하더라도 아시아계 자금이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강(强) 달러와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 회복을 반영하는 만큼 수출기업이 많은 한국 증시에는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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