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1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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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공사채권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동반 강세다.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채권을 찾고자하는 투자자들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1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유통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인천도시공사 회사채다.
인천도시공사채는 지난 8월 29일부터 4일까지 '인천도시공사34'는 20회에 걸쳐 총 18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같은 기간 회사채 유통시장에서 가장 많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앞서 그 전주인 22일부터 28일 사이에도 인천도시공사34는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인천도시공사34 거래대금은 총 2800억원을 기록했다.
인천도시공사 회사채에 '사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지난 5월 이후 '특수채' 지위를 확보로 안정성이 보강됐는데,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이 300%를 웃도는 등 부실한 재정건전성은 금리 측면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만큼 발행금리는 다른 공기업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처 발굴에 허덕이는 투자자들에게 인천도시공사 채권은 '탐나는 물건'이 된 셈이다.
실제로 최근 거래가 활발한 인천도시공사34 신용등급은 'AA+급'이다. 이 회사채는 지난 2012년 발행된 3년 만기 회사채다. 당시 총 1000억원에 표면 금리는 연 4.25%로 발행됐다. 최근 AA+급 회사채들 발행 금리는 연 2%대 수준인 회사채 발행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인천도시공사 회사채는 매력적인 조건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지방공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사례도 나왔지만 인천도시공사 채권 강세를 꺾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태백관광개발공사(오투리조트)가 공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재정상태가 부실한 지방공사들 회사채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태백관광개발공사는 특수한 사례일 뿐 유사한 사례는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오히려 인천도공채권은 더 강세를 나타내는 양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태백관광공사는 2010년 안전행정부가 민영화 명령을 내렸고, 골프장 리조트 운영과 같이 공공성이 낮은 사업을 영위해왔다는 점에서 다른 지방공기업과는 차이가 있다"며 "이와 비슷한 지방공기업 법정관리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정부는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지방공기업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돕기 위해 지방공사채에 특수채 지위를 부여했다. 일반 회사채와 달리 특수채는 채권 발행 전에 진행되는 기관 수요예측 절차가 없고, 원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인천도시공사와 강원도개발공사 등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방공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그동안 1년물과 2년물 등 단기물 위주로 채권을 발행해왔다. 특수채 지위를 부여받은 이후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인천도시공사는 5년물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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