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들이 꼽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핵심위험 요인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조기 금리 정상화 포함)'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국내 금융기관 전문가 90명(해외 주요 자산운용사 한국 담당자 16명 포함)을 상대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조사한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 서베이'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시스템적 리스크란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주가 등 각종 변수가 요동치며 실물경제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미치는 상황으로 금융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핵심리스크로 가장 먼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70%)를 들었다. 이어 ▲가계부채 문제(67%) ▲중국 경기 둔화(64%) 등을 지목했다. 응답비중은 복수응답 기준으로 90명의 응답자별로 5개 리스크를 응답하도록 한 후 리스크별 응답 합계를 응답자수(90명)로 나눠 계산한 것이다.
발생 시계(視界)는 미국 양적완화 종료는 단기(1년 이내)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는 중기(1~3년 사이), 중국 경기 둔화는 중·단기(3년 이내) 리스크로 각각 인식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발생 확률도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역시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인식했으나 발생 확률은 중간인 것으로 응답했다.
단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낮다'는 응답이 60%로 '높다'는 응답(9%)을 크게 웃돌았다. 해외 조사대상자의 경우 '낮다'는 응답비중이 74%에 달했다.
국내 조사대상자 가운데서는 은행 부문 응답자의 경우 '낮다'는 응답비중이 64%로 비은행(53%) 응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단기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는 응답 비중이 2012년 상반기 33%에서 2014년 하반기 9%로 하락한 반면, '낮다'는 응답 비중은 같은 기간 32%에서 60%로 상승했다.
중기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는 응답 비중이 2014년 상반기 23%에서 하반기 28%로 상승한 반면 '낮다'는 응답 비중은 30%에서 26%로 하락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선 금융전문가의 89%가 '보통' 이상으로 응답한
응답 기관별로 보면 해외 조사대상자(62%)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한 반면, 비은행 응답자(5%)는 낮게 평가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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