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04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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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배임·횡령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디지텍시스템스가 기업 존속을 위해 매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로 들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회사로서는 이번 매각작업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스는 전날 또다시 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들어갔다.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의향서 제출기한은 오는 19일까지다.
디지텍시스템스가 매각공고를 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회사는 지난 6월 매각을 개시하면서 처음으로 공고를 낸 뒤 예비입찰까지 마쳤으나 소액주주들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매각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이어 8월 중순께 두 번째 매각공고를 냈지만 이후엔 감감무소식이었다.
이에 대해 매각측은 매각 작업이 다소 지연되는데 따라 일정을 확실히 하고자 내는 공고일 뿐 인수 의향자와의 협상은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IB업계에선 현재 디지텍시스템스가 복수의 인수 후보자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 등 인수 의향을 드러낸 곳들과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이번 매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디지텍시스템스는 상장폐지 후 다시 매각을 추진하거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청산 쪽에 무게가 더 쏠린다.
인수·합병(M&A)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텍시스템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기 때문에 매각에 실패하면 청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 디지텍시스템스는 회사 단독으로 회생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제1회 관계인집회에서 제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의 계속기업가치는 0원으로, 청산가치는 365억원으로 각각 평가됐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최근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기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 검토 의견을 받았다. 6월말 기준 디지텍시스템스의 자본잠식률은 611.8%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상반기 매출액은 127억원으로 사실상 영업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11억원이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20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디지텍시스템스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오는 10월 28일 이후 심의를 재개할 방침이며 결정일까지 매매 거래정지는 지속된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 2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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