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25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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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매각에 가격 외에 노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7년부터 7번이나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후 지난해 회생절차에 돌입해 재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25일 쌍용건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매각 과정에 노조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건설업종과 무관한 곳에 매각될 분위기가 형성되면 노조가 직간접적으로 또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쌍용건설이 7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로 노조반발을 꼽는다. 지난 2012년 이랜드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가격조건을 포함해 쌍용건설 노조반대 등의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쌍용건설 노조가 이랜드에 인수되는 것을 결사반대했다. 이랜드그룹이 건설사 경영 경험이 없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매각측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매각돼도 법률대리인인 김석준 회장이 경영일선에 머물길 원할 정도로 김 회장을 지지하는 직원들이 많아 원매자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매각 성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쌍용그룹 창업주 고(故) 김성곤 회장의 차남인 김석준 회장은 뛰어난 리더십과 우수한 해외 네트워크, 솔선수범 등으로 직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지분 대부분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채권단 요청으로 전문경영인으로 복귀해 2004년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졸업시켰다. 그는 특히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비롯해 여러 해외 수주에 성공하며 직원들로부터 능력도 인정받았다.
8번째 매각 도전에 나선 쌍용건설은 최근 우리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합병 업계에서는 법원이 쌍용건설 회생계획안을 승인하며 8500억원 수준으로 확정했던 채무가 지난달 군인공제회·우리은행·서울보증보험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약 5476억원) 등을 거쳐 2100억원 수준으로 낮아져 매각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졌다고 전망한다.
지난 2012년부터 쌍용건설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던 독일 엔지니어링 회사 M+W를 비롯해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M+W가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할 순 있지만 인수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쌍용건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M+W는 요구하던 조건 한 가지가 해결되면 다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최종 계약을 미뤄왔던 만큼 인수 의지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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