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8월 1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철강산업 침체에 따라 한계상황에 빠진 철강사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차원의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더해 업체들간 경쟁관계까지 맞물려 M&A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해 매수자문사 선정에 착수하는 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세아그룹과 포스코그룹간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된 만큼 인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도 세아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관심을 나타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또한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며 동부인천스틸(옛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도 남아 있어 철강업계가 연말까지 M&A 이슈로 뜨거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그룹이 계열사 가운데 기업공개(IPO) 1순위로 꼽혔던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IB업계 관계자는 "철강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포스코특수강 IPO를 추진하려는 포스코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상당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철강업계 생태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포스코의 대승적 판단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잉투자로 망가진 국내 철강업계를 살리기 위해 업계 맏형인 포스코가 계열사 매각을 자처하고 철강업계 구조조정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아베스틸 입장에서는 스테인리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성장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특수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이 올 상반기부터 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동부특수강은 잠재 인수후보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 발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세아특수강과 현대제철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특수강은 자동차 관련 특수강 시장에서 세아특수강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어 세아특수강과 현대제철간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특수강은 예전부터 동부특수강 인수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꾸준히 검토해왔다"며 "현대제철도 내부적으로 이미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에 이어 동부특수강 인수전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하반기 이후 특수강 시장 구도는 이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포스코특수강(1조3000억원)과 동부특수강(2500억원) 가격을 고려하면 필요한 자금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동국제강은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동국제강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사업적인 시너지보다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동부제철이 채권단 공동관리로 넘어간 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동부인천스틸 매각은 채권단 실사가 끝나는 10월 이후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