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등급을 낮춘 기업 수는 크게 늘어났다. 한기평이 21개에서 32개로 늘었고, 나이스신용평가도 17개에서 30개로 증가했고 한신평 역시 10개에서 17개로 늘어났다.
지난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대부분 대기업이라는 사실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내려간 기업들은 총 32개로 이 중 동부건설, KT렌탈, 코오롱글로벌,포스코, 한진중공업 등 대기업군에 속하는 하락 업체 수가 30개나 된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때 등급 상승을 주도했던 대기업군에서 최근 등급하락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업종 대표 기업이라 하더라도 업황 악화에 따른 등급 하락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뜻한다.
잠재적 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포하는 '부정적' 전망 부여 업체 24개 중 1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기업이어서 대기업의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그동안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은 중소기업이었지만, 이번 분석 결과는 유동성 위기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의 국제 신인도도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KT, SK,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의 국제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당하거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지난 14일 국제신용평가사 S&P는 SK E&S(국제신용등급 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SK E&S의 공격적인 자본 투자와 높은 배당 지급이 향후 2년의 재무지표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등급 강등을 경고한 것이다. 같은 날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해외 사업 실적이 부진한 데다 공격적인 점포 확장으로 재무 상태가 나빠진 점을 지적하면서 롯데쇼핑의 국제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
[용환진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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