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이란?
IMF 금융위기 이후부터 자주 등장하는 유머 중에 “태”자 돌림 유머가 있었다.
명태(퇴) : 명예 퇴직
동태(퇴) : 엄동 설한에 퇴직
조태(퇴) : 조기 퇴직
황태(퇴) : 황당한 퇴직
수 십 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순간 “해방감”과 함께 “두려움”이 함께 온다고 한다. 특히 남자의 경우에는 사회적 위치를 잃게 된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 한 충격이라 한다.
집에서 부인이 세끼 해주는 밥을 먹고 할일 없이 40년을 보낸다고 생각해 보라!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존재감”에 의문이 들게 된다. 돈만 충분하다면 평생 놀고 먹겠다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만도 않은 것 같다
Suzanne chazin의 글 돈과 행복(Money and Happiness)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W 베리 파울러란 사람은 1979년 기업형 교습학원을 차려 큰 성공을 거두자 1987년 학원을 팔아 치우고 41세에 수 백만 달러를 가진 갑부가 되어 꿈에도 그리던 은퇴를 조기에 실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50피트의 거실 딸린 보트를 샀고, 하와이에 저택을 구입하고 휴가를 즐기기에 바빴다.
그러나 5년 동안 계속되는 휴가를 보낸 후 그는 일에의 도전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1992년 어린이 건강관련 사업 체인점을 사들였고 지금은 일주일에 72시간을 일에 빠져 보낸다.
그는 “골프 코스를 돌며 지내던 저의 최고의 날들도 사무실에서 보내는 즐거운 한 때의 반만큼도 재미있지 않더군요.”
돈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늘 부딪히는 어려움은 “그래도 일단 돈을 벌고 나서 생각해 볼 문제야” 또는 “그 만큼 돈이 있으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어”와 같은 항변들이다.
상담을 할 때도 반응은 마찬가지이다. “우선 나는 돈이 있어야 해요. 그 외에 다른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와 같다.
그 때마다 필자는 이렇게 묻는다. “10년 전에는 어떠셨습니까? 그 때도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으셨나요?”
10년 전에도 같았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역시 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뭔가 새로운 해결 책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최근 필자의 지인 몇몇도 유명한 금융기관에서 명퇴를 했다가 아니라 당했다(그들의 표현대로)고 한다. 튼튼한 직장이 주는 수 많은 혜택과 안정성이 졸지에 사라졌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하면 나도 가슴이 아프다. 안타깝게도 주어진 현실이 그렇다면 어찌하겠는가? 40대 중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좋은 대학을 나온 건강한 분들인데 방안에만 절대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막막하기만 하다.
일부는 우선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고, 다른 분들은 자영업을 생각해 보고 있다.
자영업에 대한 조사 내용을 보니 자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3개월 정도 정보를 검색하고 시작한다고 한다. 자영업을 시작한 분들이 많이 망한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으니 아주 세심하게 충분히 검토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검토 기간이 길어질수록 벌어놓은 돈은 줄어들고 점점 정신적인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는데 있다.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검토를 하고 싶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조금함은 누구에게도 존재한다. 그들은 대부분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퇴직과 은퇴는 다른 개념이다.“퇴직”은 “현직에서 물러남”을 의미한다. “은퇴”는 “현직에서 물러나 여유롭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여유로움”의 차이가 퇴직과 은퇴를 구분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을까?
퇴직 후 무엇을 할까? - 첫 번째 솔루션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가요?”
직장에 있을 때부터 미래를 준비하지 않다가 퇴직을 한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조급해지기 쉽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일 먼저 취해야 할 행동은 나에게 무엇이 가장 행복한 일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이다.
갚아야 할 대출금이 많아도, 자녀가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릴 필요가 있다.가장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주의할 사항은 현재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것을 가장 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돈이 가장 부족하다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착각하기 쉽다는 의미이다. 부족한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른 것이므로 부족함에 연연하지 않고 가장 즐겁고, 행복한 일을 먼저 발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충분한 돈을 모은 후 은퇴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답은 “여행”이다. 왜 사람들은 여행을 가장 하고 싶어 할까?
아마도 여행에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과 자유, 누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즐거움 등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리키파울러의 사례처럼 여행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평생 할 일 없이 여행만 한다면 과연 즐거울까? 매번 집을 비우고 여행을 한다? 여행은 일과 관계될 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 같다. 일과 여행은 빛과 그림자의 관계와 같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진하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후 먹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행복한 법. 땀 흘려 일 한 후 가지는 여행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 풀어서 다시 꿸 수 밖에 없다. 일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첫 단추를 꿰는 것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만약, 주택담보 대출을 2억 원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자. 그 사업이 나의 적성에 맞지 않고 벌이도 시원치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매몰비용의 오류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사업을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매몰비용의 오류” 때문이다.
매몰비용의 오류를 예로 들어 보자.
집을 하나 지으려고 마음 먹었다. 견적을 세심하게 뽑아 보니 3억 원이면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집을 짓기로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절반 밖에 짓지 못했는데 3억 원을 다 썼다. 그럼 어떻게 할까? 집을 부술 수는 없기에 다시 대출을 받아 집을 완성하려고 한다. 예산 보다 3억 원을 더 썼다. 물론 6억 원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었겠지만 실제 집 값은 4억 5천 만원 밖에는 오르지 않는다. 매몰비용의 오류란 “이미 많은 돈을 낭비한 것에 돈을 더 쏟는 짓”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에서 하는 사업 들이다. 용인시의 경전철이 그렇고, 4대강 사업이 그렇고, 마창대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사업이 시작될 때는 장밋빛 계획으로 시작되었지만 이미 시작된 사업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부수거나 완성하거나…
사업을 일단 시작하면 가진 돈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계속 투자를 해야 한다.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티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만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좋아서 하는 일은 조금 어려워도 기꺼이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과거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정리하고 그려보자. 돈(수입)에 혹하지 말고 진심으로 생각하면 길이 보일 것이다.
퇴직 후 무엇을 할까?②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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