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두산건설은 전일 종가와 같은 1만2950원에 보합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감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두산건설 주식은 2분기 실적 발표와 정책 호재가 맞물린 지난달 28일 1만5150원까지 올랐지만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00억원에 이르는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이 시장에 알려지면서다.
실적은 호전됐지만 단기적인 자금난에 대한 우려로 시장 전망이 갈수록 나빠지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내년 1분기까지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과 회사채는 각각 5651억원, 14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다음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ㆍ사모 사채만 450억원으로 보유 현금의 절반에 이른다. 두산건설의 CB 발행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현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두산건설이 보유한 상환재원(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900억원 규모다. 2분기 동안 돌아온 채권 만기와 유입된 현금 등을 고려하면 현재 두산건설이 보유한 현금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
당장 이달 말 100억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다음달 말까지는 추가로 350억원을 갚아야 한다. 최근 두산건설이 단기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두산건설은 이달 초 건설 현장의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해 자산담보부 전자단기사채(ABSTB) 350억원을 발행했다. 전단채는 매출채권이나 부동산 등을 담보로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회사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초에도 청주 '두산위브지웰시티'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950억원의 전단채를 발행했다. 두산건설의 재무적 어려움은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에도 부담이다. 두산중공업은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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