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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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유찰된 KDB생명을 두고 산업은행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투자자와의 의견 조율까지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방향을 잡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펀드 특성상 불가피하게 지연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 14일 DGB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직후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IB업계에 따르면 당초 산은은 늦어도 이번주까지 향후 매각 방향을 확정해 주간사에 통보해줄 방침이었으나 다소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연내 재매각과 펀드 만기 연장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만기가 내년 2월인 만큼 만기 연장을 검토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만 재매각을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주요 투자자인 국민연금과의 협의에 따라 KDB생명의 재매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를 조성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할 당시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산은과 국민연금 사이에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운용사에서 여러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연금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과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KDB생명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하지만 이 경우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한 만기를 연장한다고 해도 제값에 KDB생명을 매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이 매각 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가 불가피해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을 받아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투자자들이 만기 연장을 반대하면서 진행된 만큼 재매각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2차 매각 때는 가격이 현실적인 수준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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