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캠코 온비드사업부 박지나 사원, 안진희 부장, 김미혜 과장, 이주희 대리가 모바일 시스템으로 구현된 온비드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 '사랑도'라는 섬이 있는데 어떤 분이 노후에 고향에서 살고 싶다며 토지를 낙찰 받았던 기억이 나요. 섬인데다 맹지(길이 없는 땅)여서 유찰이 반복됐던 탓에 땅값이 크게 떨어졌죠. 시세가 1000만원이 넘었는데 그 분은 700만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에 땅 주인이 됐어요. 그러다 3년 후 지자체가 이곳에 청소년 연수원을 짓기로 결정했죠. 어떻게 됐겠어요? 말 안 해도 상상이…"(온비드사업부 안진희 부장)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땅 본 적 있나요? 수자원공사에서 종종 하천 주변 땅을 한 필지에 단돈 1만원에 30~40개씩 분필(나눠 파는 땅)해 공매 처분해요. 대신 비가 많이 와 주변 하천이 불어나면 땅이 없어지기도 한답니다.(웃으며~) 그만큼 다양한 물건이 만물상처럼 많은 곳이 온비드죠"(온비드사업부 이주희 대리)
'공매를 입찰 현장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한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2002년 10월 기대 반 우려 반 탄생한 '온비드'. 10여년이 지난 현재 1만4000여 매각기관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말 기준 낙찰 규모(누적)는 30조원(낙찰자 90만여명)에 달하며 최근 3년 평균 4조원으로 확대 추세다. 오늘의 온비드 성공의 바턴을 이어받은 '국민 재테크 도우미' 4인방을 17일 서울 삼성동 캠코 본사에서 만나 온비드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공매? 경매? 뭐가 다르나
"공매와 경매의 차이를 아세요?" 온비드사업부 안진희 부장은 온비드에 대한 이해에 앞서 이렇게 물었다. 얼핏 보면 비슷한듯하나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공매란 넓은 의미로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과 같은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말하며 경매와 비교해서 보면 의미가 다르다.
즉, 경매는 대출금에 대한 채무변제가 되지 않을 때 채권자의 요청으로 법원에서 진행하는 반면, 공매는 세금체납, 국유재산, 수탁재산 등의 물건을 공공기관이 캠코에 처분을 의뢰한다는 점이 큰 차이다.
온비드 도입 뒷얘기도 이어졌다. 안 부장은 "인터넷이 크게 확산되지 않았던 2000년 초 선도적으로 온라인상에서 공매를 하겠다고 했을 때 '이게 될까' 반신반의하는 시선들이 많았다"며 온비드 도입에 부정적인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 당시 공매는 주로 신문을 통해 물건이 공고되고 지정된 날짜에 정해진 현장(입찰장)에서 입찰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또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온비드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장 보다 더 자세한 정보, 거래의 투명성과 접근성 등 그 편의성이 입소문을 타고 호응을 얻으면서 캠코 자산에서 시작한 온비드는 오늘 모든 공공기관의 자산처분까지 지원하게 됐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상
"온비드 거래 물건들의 비중을 살펴보면 부동산 물건이 60% 정도로 가장 많아요. 승용차, 트럭과 같은 관용차량들이 20%, 사무용품이나 동물과 같은 일반 동산 물건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죠. 1만4000여 기관들의 물건이 거래되다 보니 물건들이 다양해요"
온비드사업부 김미혜 과장은 온비드 물건을 이렇게 소개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직접 사육한 자돈(돼지), 반달곰, 일본원숭이 등의 동물부터 세금 대신 받았던 단원 김홍도의 예술품, 그리고 공무원이 외국에서 선물로 받은 물품이지만 공직자 윤리법상 반환대상(100달러 이상)이 된 명품시계, 철도공사의 무궁화호, 대형 선박, 폭주족 검거를 위해 들여왔던 할리데이비슨 등 "거래되지 않는 물건을 찾는 편이 더 빠르다고 할 정도로 거래되지 않는 물건이 없다"고 했다.
김 과장은 온비드를 통해 비용을 60% 줄인 멸치공장 운영자의 얘기를 꺼냈다. 온비드에 관심을 갖다보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것.
"한 분이 멸치공장 운영에 필요한 트럭부터 소독기 등 필요한 38개 물건을 온비드에서 모두 낙찰 받은 적이 있어요. 새것으로 샀을 때보다 60% 이상 비용절감 효과를 봤죠"
국가소유 불용품 재활용을 통해 순환경제 촉진도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한 번은 어떤 분이 불용 처분을 받은 소방차를 온비드에서 600만원에 낙찰 받아 소방차에 장착된 물탱크를 개조, 캠핑카로 사용했던 기억이 나요" 낙찰자는 저렴하게 필요한 것을 얻어 좋고 국가는 불용품 재활용을 통해 예산절감 및 순환경제 촉진을 기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설명이다.
명품도 시세보다 싸게 온비드에서 낙찰 받을 수 있다. 김 과장은 공매에 나온 물건 중 하나인 까르띠에의 산토스 시계에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아마 2011년중 대통령이 사우디 등 중동국가를 국빈 방문했을 때였죠. 관례적으로 방문 국가에서 선물을 주곤 하는데 우리 측에 수백만원짜리 산토스 시계 수십 점을 선물로 전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공무원 신분으로 외국에서 선물로 받은 물품은 공직자 윤리법상 100달러 이상이면 모두 국가에 반환돼요" 현재 산토스 시계는 온비드에서 3번 유찰돼 매각예정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
◆"시간 공간 제약 없이 입찰 참여"
"온비드 이용 시 가장 큰 장점이요?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입찰 가능하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온비드사업부 이주희 대리는 "법원 경매는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가야만 입찰 참가가 가능하지만 온비드는 어디서든 원하는 물건에 대한 정보 확인부터 입찰 참가까지 가능하도록 구현됐다"고 강조했다.
입찰 참가자들이 궁금해할법한 가격에 대한 얘기도 이어갔다. 김 과장은 "온비드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물건들 특히, 캠코 공매물건의 경우 유찰될 경우 최초 매각예정가격에서 10%씩 가격이 체감되다보니 감정가에 비해 평균적으로 20~30%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공공기관들의 매점이나 식당, 주차장 운영권 등에 대해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저렴한 연간 사용료만으로 개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비드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공공기관의 불용품들이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식당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온비드를 통해 학교 급식기구를, 어린이집을 운영하시려는 분들은 중고 미끄럼틀이나 정글짐과 같은 놀이기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온비드 이것만은 꼭 유의하세요"
온비드를 이끄는 여성 4인방 중 막내 사원인 박지나 씨는 온비드 이용 시 유의사항을 당부했다.
"낙찰 후 불측(不測)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등기부 등을 통해 임대차 관계 등 권리관계와 현장답사를 해서 소유권 이전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좋아요. 이밖에 입주나 사용 시기는 넉넉하게 계산하는 것이 혹여 낭패를 피할 수 있죠. 관련해 염려하시는 내용이 있을 경우 온비드가 제공하는 전문가 상담(1588-5321)이나 이용설명회 활용도 권고하고 싶어요"
자동차 등과 같은 동산의 경우 대게 낙찰자가 인도의무를 가지고 있어 어느 곳에서 매각하는 물건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동산 물건의 경우 대게 낙찰자가 인도의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강원도의 차량을 낙찰 받았을 경우 직접 강원도에 가서 인수해 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어느 곳의, 어느 기관이 매각하는 물건인지 살펴보고 입찰가격 결정에 참고해야 해요"
"잠깐만요~" 이주희 대리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라며 온비드 이용 시 유의사항을 더했다.
"간혹 입찰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입찰서 제출이 되지 않는다며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대게 낙찰에 참여하는 분들의 PC가 문제였던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이유로 입찰이 성사되지 않으면 입찰을 위해 준비했던 사전 정보수집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만큼 입찰 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참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They are…
안진희 부장은 1993년 입사해 인사부, 조세정리부 등을 거쳐 현재 온비드사업부에서 국민 재테크를 돕는 온비드를 총괄하고 있다. 부원인 김미혜(35) 과장은 2005년
이주희(31) 대리는 2005년 입사, 정보시스템실에서 온비드 운영을 위한 IT 경험을 쌓고 현재 온비드사업부에서 IT 운영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인턴으로 입사에 정규 직원인 된 박지나(20) 사원은 막내로 온비드에 대해 배워 나가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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