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구소연(34) 씨는 최근의 원화강세 기조가 못마땅하다.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은행 PB(프라이빗 뱅커)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작년 10월 외화예금 통장을 개설해 원화 1000만원을 넣고 '환테크'를 기대했다. 그러나 약 9개월이 지난 현재 환율이 외화예금 가입 당시보다 더 하락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구씨처럼 은행 직원 말만 믿고 환율 상승을 예상, 외화예금에 일찌감치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외화예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가입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개인) 잔액은 61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0억5000만달러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둔 6개월 이상 머무르는 내·외국인을 뜻한다.
원·달러 환율이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월 평균 1070원을 웃돌았지만 지난달에는 1019.36원으로 1020원을 밑도는 등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은행들은 환율 하락기를 겨냥한 외화예금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이달 NH농협은행은 만기이자가 월복리로 지급되는 '다통화 월복리 외화적립예금'을 출시해 판매중이며, 외환은행도 PB 등을 통해 외화예금을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화예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은행의 설명만 믿고 가입하면 추후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외 상황에 따라 환율이 예상을 빗나가면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구조의 상품인 만큼 상품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 된다.
외화예금은 일반 예금과 달리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지급되는 이자도 미미하기 때문에 이자수익 보다는 환차익을 기대하는 상품으로 설계됐다.
가입 시 적용 환율은 달러를 송금할 때 환율이, 해지의 경우 달러를 송금 받을 때 환율이 적용된다.
종종 해지 시 기준 환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잘 못 이해해 외화예금 가입 당시 적용받았던 환율보다 환율이 오르면 무조건 이익이 나는 것으로 알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
다만, 달러를 원화로 직접 사거나 팔 때 보다는 은행의 매매마진율이 적게 적용돼 자녀 유학자금이나 해외여행 시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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