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의 성공' 코넥스시장 1일 첫돌
지난해 7월 1일 21개 법인으로 출발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1년 새 55개 기업이 상장된 시장으로 성장했다. 개장일 4689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도 지난 27일 기준 1조181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외형을 키우는 동안 괄목할 만한 결실도 있었다. 코넥스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전체 상장법인의 22%에 해당하는 12개사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486억원 상당 자금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올해 조달한 자금만 350억원으로 지난해 136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일반 벤처기업이 은행 차입, 회사채 발행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출범 1주년과 함께 코스닥 이전 상장 1호 기업이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음달 24일 코스닥 상장이 예정된 '아진엑스텍'을 시작으로 코넥스를 거치면서 경영투명성을 인정받은 10여 개 법인이 연내 코스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넥스 상장사의 최대 목표가 성공적인 코스닥 안착인 만큼 '신속이전상장(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으로 실질심사가 완화되고 다음달부터 21개사가 '최소 1년 상장' 요건을 충족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 최대 아킬레스건은 거래부진
문제는 극심한 거래 가뭄이다. 상장 기업 수가 두 배 넘게 늘어나는 동안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3억9000만원에서 올해 2억6000만원으로, 거래량은 6만1000주에서 3만7000주로 반 토막이 났다. 5개 증권유관기관이 출자한 1000억원 규모 공동 펀드에 의존하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1억원, 올해 2억원 수준이다.
하루에 거래가 이뤄지는 종목이 14~15개사에 불과하다보니 시장이 활력을 잃고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게 현실이다. 대중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주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투자 유치나 코스닥 이전 상장 과정에서도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거래가 없다보니 시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상장사들의 불만이 크다"며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더라도 투자금액이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면서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사주 매입만으로도 인위적인 가격 부양이 가능하고 유동성공급자(LP)와 일부 주주의 개입이 주가 판도를 뒤집기도 한다. 이처럼 코넥스에서 형성된 가격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코스닥에 옮겨갈 때도 제값을 평가받기 힘들다는 우려가 크다.
◆ 구원투수 없나
금융당국은 다음달 1일부터 코넥스시장 매매 방식을 단일가 매매에서 연속 경쟁 매매로 바꾸면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분 동안 호가를 받아 일괄적으로 매매를 체결하는 단일가 매매와 달리 연속 경쟁 매매는 가격 조건이 맞는 주문이 들어왔을 때 즉시 체결돼 거래 기회를 극대화하고 많은 유동성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펀드 자금의 60% 이상을 코넥스 예비기업과 상장사에 투자하는 400억원 규모 '코넥스 펀드'가 조성돼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 투자일임형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통해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는 개인의 경우 예탁금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지정자문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직접 코넥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대책도 마련됐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개인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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