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銀 제3노조 "LIG손보 인수건 검찰수사 요청"

"LI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 획득은 장부가 보다 2.5배, 당초 투자액 대비 50%이상 상향한 무리한 투자였다. 이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그동안 인수합병 실패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고 현 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방패막이 투자'로, 명백한 배임행위에 해당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제3노조가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임영록 KB금융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행위로 검찰 수사를 23일께 서울 중앙지검에 요청할 예정이다.
제3노조가 밝힌 LIG손보 배임행위의 근거는 입찰가격이 50%이상 부풀려져 있다는 것.
특히, 과거 KB금융이 입찰에 참여했던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등과 비교할 때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투자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실례로 ING생명의 인수추진의 경우 당시 회장인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은 최초에 2조6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이사회에 승인신청했다가 2조4000억원으로 낮추고, 다시 2조2000억원으로 내렸음에도 결국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K는 ING생명 지분 100%를 주당 장부가의 73%인 1조8000억원에 낙찰 받았다.
결국 당시 어회장과 임사장은 ING생명에게 낙찰가격 대비 4000억~8000억원 과도하게 입찰, 배임행위이거나 경영진으로서의 무능이 입증된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때 ING생명의 매각 주간사가 골드만삭스로 이번 LIG손보의 매각 주간사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입찰에서도 KB금융은 1조1500억원을 제시했으나 1조500억원을 써낸 농협금융이 지분 100% 인수에 성공, 장부가액에 한참 못미친 79%선에 낙찰됐다.
이 같이 연이은 입찰실패는 임영록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 LIG손보의 무리한 투자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제3노조는 앞서 지분 100% 인수를 추진했던 ING생명과 우리투자증권과는 달리 LIG손보는 매각지분이 19.38%에 불과한 점에도 주목했다.
지주사에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30%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설령 매각지분의 인수를 성공한다고 해도 추가 인수로 초래할 손실과 분쟁소지가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KB금융은 당초 입찰금액인 4200억원에서 2000억원 이상을 올려 6400억원으로 최종 입찰을 결정했는데 이는 우투증권이 장부가의 79%선에서 매각된 것과 비교하면 2.5배나 높은 장부가의 212%를 지급한 것이라는 게 제3노조 측의 주장이다.
더구나 KB금융은 지주사 편입요건인 30%는 물론 향후 100%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부족한 지분을 재차 고가에 사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LIG손보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이 10%만 더 지분을 소유할 경우 KB금융이 1대 주주의 자격을 상실, 결국 기존 주주들의배만 불려주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제3노조는 "이번 LIG손해보험 입찰 사건을 제2의 전산사태, 제2의 BCC인수 등과 같이 고의로 손실을 초래하는 낙하산 경영진의 부패사건으로 규정한다"며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신청을 거절하고 임영록 회장과 사외이사 전원을 해임시켜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KB금융측은 "LIG손보 인수 입찰금액에 있어서 롯데가 KB금융보다 100억원 정도 더 써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경쟁후보사에서도 인수 적정가로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배임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장부가 대비 과도한 투자라는 주장도) 인수시점의 시장상황과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