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7월 개장 당시 7만1030에서 지난달 2만5887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이 부진하다보니 거래대금 역시 개장 당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개장 초 4억3800만원에서 지난달 1억9400만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상장 종목 수와 시가총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구성종목이 늘어난다고 해도 실제 거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3개 업체가 신규 상장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5억2300만원까지 회복했으나 다음달인 1월 다시 반토막났다. 코넥스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돌파한 지난 4월의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유통되는 주식의 물량이 부족한 점을 꼽는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아 이른바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는 것. 코넥스 시장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과 달리 주식분산의무가 없기 때문에 주식이 집중된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일부 상장사의 경우 지분율이 과반을 넘어 90% 이상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청광종합건설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92.5%에 달한다. 에스와이이노베이션의 경우에는 상장 당시 최대주주의 지분이 99.96%였다. 비지스틸도 99.73%를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에 지분이 집중된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 자체가 없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낮은 회사가 거래량도 많은 편이다. 코넥스 시장 거래량 1위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아이진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2.4%다. 아이진의 주가는 이번달 들어 11.11% 상승했다.
개장 당시 상장한 뒤 1년간 거래량 순위 3위를 기록한 랩지노믹스도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7.33%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앞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으로 언급된 청광종합건설은 이달 들어 16일 단 하루에 거래가 있었고, 에스와이이노베이션와 비지스틸은 단 차례의 거래도 없었다.
아울러 코넥스 시장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전체 시장을 침체시키는 요인이다.
코넥스 상장사 53개 중 코넥스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한 곳은 11개사에 불과하다. 11개 기업 중에서도 2개사만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했고 대부분은 벤처캐피탈(VC)가 참여하는 사모 유상증자 또는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유상증자가 유통주식 수 증가에 따른 거래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에 성공한 11개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경우 지속적인 거래 부진에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장기업에 대한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거래를 부진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53개의 기업이 상장하는 동안 발간된 기업분석보고서는 21개에 불과했다. IBK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8개, 키움증권이 2개, 동양증권과 한국투자증권, HMC투자증권이 각각 1개씩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서 다룬 회사는 53개 상장사 중 28개뿐이고 그나마도 올해 나온 보고서는 7개에 불과하다.
다만 유통되는 주식이 부족이 거래 부진의 이유는 될 수 있으나 이를 단순히 코넥스 시장의 문제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고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코넥스 시장 참여자의 성향을 고려하면 거래량이 많지 않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유통되는 물량이 부족한 점은 거래 부진의 이유는 될 수 있다"면서 "물량 부족으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순간에 사고 팔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시장의 규모나 주식의 장기 보유를 원하는 코넥스 시장의 특성 역시 고려되어야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행 3억원의 예탁금 기준 등을 완화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유입되는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거래량도 함께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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