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지난해 냉연 제조·판매부문을 현대제철에 떼어준 현대하이스코가 신수종사업을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하이스코가 경량화 자동차 부품을 신수종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의 M&A 대상으로 지목되는 기업은 성우하이텍, 화신, 세원정공, 일지테크 등이다. 이들은 모두 현대·기아차의 1차 납품업체(벤더)로 자동차부품을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냉연 제조·판매부문을 현대제철에 매각한 이후 '해외 철강 가공, 경량화 차 부품, 고부가가치 강관, 해외자원개발' 등 4대 미래 먹거리를 신수종사업 분야로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중 경량화 차 부품 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하이스코가 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은 차량부품 부문이 현대하이스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차량부품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 2.5%에 불과한 1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현대하이스코가 내건 계획은 차량부품 부문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2조2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22배나 되는 수준이다.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M&A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단연 첫손 꼽히는 M&A 타겟으로는 성우하이텍이 지목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중 하나로 현대·기아차와 해외 7개국에 동반진출해 있는 상황이며 2012년 기준 매출 3조106억원에 달해 자동차 부품 사업 강화를 위한 최적의 인수대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의 성우하이텍 인수가 만만찮다는 의견도 적잖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성우하이텍의 업계 선도적 위치와 덩치가 M&A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기준 성우하이텍의 시가총액은 8880억원이다. 같은날 현대하이스코 시가총액 1조5900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대주주인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만 지난 3월말 기준 45.31%에 달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칠 경우 현대하이스코가 인수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의 덩치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성우하이텍 반응도 부정적이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로의 인수설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하이스코의 인수 타겟으로 성우하이텍보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화신, 세원정공, 일지테크 등의 업체가 보다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들 기업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기준 각각 화신 4015억원, 세원정공 3110억원, 일지테크 1608억원 등으로 50% 안팎인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데 드는 비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1000~30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 현대하이스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97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인수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3월 냉연부문 분할 이후 처음 발행한 회사채 1600억원 수요예측에서 32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몰려 일부 우려를 완전히 깨고 흥행에 성공해 M&A자금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한우람 기자 /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