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부터 급격하게 줄기 시작해 향후 10년 동안 9.2% 감소할 전망이다. 고령화의 상징인 일본보다 3.4배 빠른 속도다. 노후를 대비한 소비 감소로 내수 침체는 불가피해졌고, 급격한 기술 진보가 없는 이상 2020년대 마이너스 성장은 불 보듯 뻔하다. 국내총생산(GDP)의 57%를 차지하는 수출이라도 잘되면 다행이지만 고령화가 세계적인 현상이라 그마저도 장담하기 힘들다.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IT, 서비스업 비중을 확대하는 산업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후를 대비해 지갑을 닫는 사람들을 막기는 쉽지 않다. 통일을 성사시키거나 부채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통일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현실적인 대안은 부채 증가를 통한 총수요 유발이다.
이 역시 쉽지는 않다. 외환위기 당시 과도한 레버리지에 호되게 당했던 기업들은 빚을 내서 투자할 생각이 없고,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어섰다. 공기업 부채를 통해 인위적 경기 부양에 나선 결과 295개 공기업의 부채는 2013년 말 523조원으로 2007년보다 2.1배나 늘었다. 향후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내수를 살려야 할 텐데 정부 부채가 2013년 말 기준 GDP 대비 53.2%(679조원)인 상황이라 여유가 없다.
이제 저성장과 저금리는 고착화될 것이다. 보험사는 역마진에 시달릴 것이고, 어떤 자산도 예전처럼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자산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 투자의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다.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고 큰 방향성에 투자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단타를 누적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투자의 시야를 넓혀야 한다. 개인적인 취향을 버리고 다양한 국가와 자산으로 돈을 배분해야 한다.
해외 연기금 사례를 보면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만 머무를 경우 결국 저수익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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