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철학이 있는 회사가 뜨기는 투자자문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대형주, 성장주 투자처럼 색깔이 분명하지 않은 방식의 자금 운용을 하는 자문사보다는 롱숏전략에 특화되거나, 인수ㆍ합병(M&A)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을 표방하는 식의 투자철학이 분명한 자문사들 수익률이 단연 돋보이는 상황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임 규모가 500억원을 넘는 투자자문사 중 최근 6개월 동안 일반주식투자 성과가 3%를 웃돈 곳은 타임폴리오자문(17.08%) 라임투자자문(10.54%) 페트라투자자문(6.92%) V&S투자자문(3.49%) 등 4개사로 집계됐다.
최근 선전하고 있는 자문사들은 색깔이 분명한 투자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라임투자자문은 롱숏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자문사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0.46%), 마이다스거북이90펀드(0.47%) 등 대형 롱숏펀드들의 최근 수익률(6개월)이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롱숏전략으로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간다.
이 같은 성과는 동일 업종 내에서 기업가치 차이가 큰 종목들을 대상으로 롱숏전략을 펼치는 '페어트레이딩'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육사업 업체 중 구조조정 효과로 실적이 흑자전환한 웅진씽크빅은 매수(롱)하고, 수능 난이도 하락으로 이익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메가스터디는 공매도(숏)하는 식이다. 일반 롱숏펀드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면 특정 산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업종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성과로 삼성증권은 주로 일임 규모 1000억원 이상 자문사와 거래해 왔지만 예외적으로 라임투자자문을 운용 자문사로 선정했다.
페트라투자자문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주주행동주의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낙후된 지배구조로 자회사들의 가치가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던 대창단조에 대해 외국계 기관들과 연대해 주주총회에서 실력행사에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V&S투자자문은 창사 이래 8년간 펀드매니저 변화 없이 일관된 가치투자 철학을 유지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07년 10월 설정된 1호 계좌 수익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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