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채권형 펀드에 3689억원, 해외 채권형 펀드에 7409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3103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950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경기가 살아나면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시중 자금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선 투자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리버스 로테이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채권형 펀드 가운데서도 만기 3~6개월의 초단기 채권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7429억원에 달할 정도로 만기가 짧은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들어 장기 채권 투자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6518억원)를 중심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에서 빠진 자금이 채권으로 몰리는 것은 ETF 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신규 자금 유입이 가장 많은 ETF 1위와 2위는 '미래에셋TIGER유동자금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과 '삼성KODEX단기채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으로 각각 1518억원과 1225억원의 시중 자금이 유입됐다. 두 ETF 모두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유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부터 나타나고 있는 금리 하락세와 연관이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값이 상승해 투자자들은 차익을 얻게 된다.
연초 테이퍼링이 실시되면서 올 한 해 채권보다는 주식이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더 늦출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유럽ㆍ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채권시장 강세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장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그간 매수 포지션을 비워놨던 기관투자가들과 금리 상승에 베팅했던 숏커버링(공매도한 채권을 되갚기 위해 시장에서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것) 수요까지 감안하면 시장 강세는 좀 더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단기 채권 금리는 많이 떨어졌지만 장기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만기 5년 이상 채권을 매수한다면 금리 하락, 채권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고 이 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추가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나 국내 외환시장 환율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금리가 인상될 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권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한동안 단기물에만 집중되던 투자 수요가 서서히 장기 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버스 로테이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담당자는 "고평가 논란이 있는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지난 3월 이후 선진국과 이머징 채권형
[이은아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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