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위축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16위 국가로 동남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반면 아직 자본시장 개발은 초기 단계라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시장 개척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를 올해 해외 시장 개척 1순위 후보지로 삼고 현지 증권사 인수나 현지법인 설립 등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베트남에 이어 해외 시장 진출 대상으로 올해 인도네시아를 목표로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현지에서 인수할 만한 증권사가 있으면 인수를 하고 아니면 직접 현지법인이나 사무소 등을 여는 형태로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금융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주가 3000시대를 열 수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투는 앞서 2007년 인도네시아 동서콜리빈도증권과 합작 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 추진은 7년 만에 다시 이뤄지는 셈이다.
한투가 인도네시아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것은 현재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있는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3곳이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2007년 인도네시아 현지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20%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지분율을 80%까지 높인 뒤 대우증권의 현지법인으로 전환시켰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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