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를 대규모로 매도한 데 이어 환율 변동폭을 두 배로 확대하는 등 위안화 절하 정책을 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재테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 증권사들은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2000억원(공모ㆍ사모 합계) 가까이 DLS를 판매하고 삼성증권의 판매 금액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단기간에 위안화 DLS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당시 판매된 DLS는 대부분 1년 후 중국 위안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강세가 되면 연 6~8% 높은 금리를 지급하고 반대의 경우 원금만 지급하거나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구조였다.
그러나 DLS 만기가 다가오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1년 전 6.21위안이었던 위안ㆍ달러 환율은 연초 6.04위안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24일 기준 위안ㆍ달러 환율은 6.23위안으로 1년 전에 비해 0.23% 오른 수준이다.
위안화 강세 전망에 환헤지를 하지 않고 중국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최근 손실 확대에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해 6월만 해도 190원 돌파를 바라봤던 위안ㆍ원 환율이 최근 10%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 부진, 금융위기설 등으로 중국 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환손실까지 늘어나면서 최근 중국 펀드 수익률은 더욱 악화되는 추세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본토 펀드 수익률은 평균 -9.87%를 기록했으며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일수록 손실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위안화 강세에 베팅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과거 위안화 환율 트렌드는 약세든 강세든 한번 방향을 잡으면 상당 기간 지속되는 일이 많았다"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위안화 약세는 과거에 비해 강도가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당분간 중국 경제가 반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반면 미국 양적완화 축소 및 금리 상승 전망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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