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계 맞수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갑을 논란' 이후 남양유업이 침체기를 겪는 사이에 매일유업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업계 순위 다툼까지 벌어지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일유업 매출은 1조3644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남양유업 잠정치(1조2299억원)보다 1345억원 많았다. 만년 2위였던 매일유업의 '반란'이 일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 매출이 높게 나온 이유는 제로투세븐 등 자회사 실적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자회사 실적을 빼면 매일유업 매출은 1조원 남짓으로 더 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매일유업 상승세가 무서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4% 뛴 34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남양유업 매출은 전년보다 1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통적으로 남양유업이 훨씬 높았던 시가총액도 매일유업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19일 기준 매일유업이 6425억원, 남양유업이 6400억원으로 뒤집은 상황이다.
매일유업은 올해 전망도 상당히 밝은 편이다. 국내에서 성장세가 탄탄한 데다 중국 시장 기대감도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에서 외국산 분유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있고 유통망도 꾸준히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매일유업의 중국 분유 수출은 2013년 28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내년엔
남양유업은 최근 커피공장을 준공하면서 유가공 위주였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지난해 악화된 이미지를 얼마나 되찾는지에 따라 두 회사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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