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변형철)는 코리아크레디트뷰로(KCB) 전 직원 박 모씨(39ㆍ구속)가 카드 3사에서 빼낸 고객 자료를 넘겨받은 광고대행업자 조 모씨(36ㆍ구속)에게서 고객정보를 사들여 대출영업 등에 활용한 혐의로 대출중개업자 5명을 추가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조씨에게서 2012~2013년 수만 건에서 400만건까지 수십만 원에서 400만원가량 돈을 주고 고객정보를 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출 중개업자 사적 모임에서 만나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조씨에게 돈을 주고 고객정보 7800만건을 사들인 이 모씨(36)와 조씨 친인척 명의로 대출중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36) 등 4명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 외에 대출 중개업자 10여 명을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번에 추가 구속된 이들은 조씨에게서 고객정보를 사들여 카드깡이나 통대환대출에 사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사법 처리 대상자는 물론 시중에 유출된 고객정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국민ㆍ롯데ㆍ농협카드에서 두 차례에 걸쳐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특별 검사를 진행해 경위를 밝히기로 했다.
한편 조씨가 운영한 대출광고 대행업체 A사는 직접 개인신용정보조회 사이트를 운영하며 대출중개업자들에게 고객정보를 제공해온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정보 외에 별도 DB가 유출 혹은 유통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A사는 최근까지 서울신용평가정보와 계약을 맺고 신용인증 대행 인터넷 사이트 블루크레딧(Blue credit)을 운영하면서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무료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대출중개업자들은 무료로 신용등급을 제공한다는 빌미로 고객의 신용 정보를 수집한 후 서로 고객정보를 공유하거나 매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씨가 이 사이트를 통해 얻은 DB를 중개업자들에게 팔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카드사 정보 외에 다른 DB를 유출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해당 홈페이지는 검찰 수사 결과가 처음 발표된 직후인 지난 1월 중순 폐쇄된 상태다. 이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 규모는 4만~5만명 수준으로 대부분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 대출중개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들
조씨가 친누나 명의로 돼 있는 대출중개업체 B사로 고객 정보를 추가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 조씨 친누나 명의로 돼 있는 대출중개업체 B사의 실제 사장은 조씨이며, 조씨가 박씨로부터 산 고객 정보를 대출중개에 활용하고 추가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배미정 기자 /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