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후 펀드 성적표
13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금이 100억원 이상 유입된 펀드는 대부분 레버리지 ETF와 가치주 펀드였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삼성KODEX레버리지로 연초 이후 4406억원이 늘어났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도 올해 들어 설정액이 1162억원 증가했다.
레버리지 펀드는 아니지만 '국내 대표 인덱스 펀드'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도 설정액이 1157억원 늘었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1900 밑으로 내려갔을 때 인덱스 펀드ㆍETF에 투자하고, 코스피가 2000에 가까워질 때 인덱스 펀드ㆍETF를 매도하는 투자 패턴이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가치주 펀드 인기가 여전했다. 가치주 펀드의 양대 산맥인 한국밸류10년투자와 신영마라톤 설정액은 2014년 들어 각각 1213억원, 671억원 늘었다.
올해도 국내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기로 나아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의 가치주 펀드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1년 동안 설정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배당주 펀드 돌풍의 핵'이었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올해 들어 설정액이 479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설정액 증가와 양상이 다소 상이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레버리지 ETF나 가치주 펀드가 아닌 헬스ㆍ바이오 관련 펀드와 중소형ㆍ배당주 펀드였다. 동부바이오헬스케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6.08%에 달한다.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펀드,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 ETF도 각각 10.48%, 9.5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바이오헬스 업종 낙폭이 컸다는 점이 최근 반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동부바이오헬스케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여전히 -1.19%에 머무르고 있다.
한용남 동부자산운용 차장은 "헬스케어 업종 수급 주체가 기관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올해 들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외국인 투자는 장기적인 성향을 띠는 경향이 있는 데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해외 헬스케어 주가와 국내 헬스케어 주가 사이 괴리가 커진 상황이어서 당분간 헬스케어 업종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 중 하나인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는 올해 들어서도 10.7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알리안츠Best중소형 펀드도 올해 들어 8.41%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주도권을 일시적으로 대형주가 가져가는 듯하다 다시 중소형주 장세로 돌아서면서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우선주 투자를 표방한 펀드로 처음 등장한 신영밸류우선주 펀드도 2014년 들어 9.43%의 수익률을 내고
전문가들은 "우선주들이 단기간에 크게 올라 가격 매력이 많이 떨어진 만큼 신규 펀드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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