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가가 그룹 오너인 최태원 SK 회장의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42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효과가 오너 부재라는 악재를 희석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오너 부재 악재가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오후 2시 10분 현재 SK 주가는 1만2500원(6.91%) 오른 19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SK C&C도 5500원(3.99%) 상승한 14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의 징역 4년을 확정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원심처럼 징역 3년 6월이 확정됐다.
SK그룹은 최근 그룹 오너들의 잇단 집행유예 선고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항소심 직전 국내로 송환된 점을 들어 실형은 면하기를 기대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판결로 SK그룹은 2년 이상 오너가 부재인 상태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 주가가 이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전날 자사주 235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매입 규모는 4195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의사를 전했다. 지난 2006년 10월 이후 근 7년 4개월만에 나온 주주가치 부양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가 자사주 매입 혹은 배당금 등 주주친화정책에 있어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자사주 매입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47%에 이를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SK 주가가 재평가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평균 거래량 대비 한달치 수준의 자사주 취득으로 그간 건설/네트웍스 대규모 적자에 따
SK그룹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11월 확정된 올해 경영계획에 이미 포함돼 있었던 내용"이라며 "지난해 11월 SK C&C의 자사주 150만주 취득에 이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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