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3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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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뒤이어 회사채 시장에 등판하는 삼성물산에 시장 이목이 집중된다.
건설사들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장 우려와 달리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삼성물산이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지가 업계 관심거리다.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다음달 초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총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채 발행 작업을 주관할 대표 주관회사는 KB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직전 삼성물산이 발행한 회사채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급을 받았다. 이번에 진행할 회사채도 'AA-급'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현대건설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들이 회사채 차환(만기 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건설사 수익성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불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AA-'로 현대건설과 동일한 대림산업마저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르는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도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면서 IB업계는 삼성물산 회사채 흥행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회사채 흥행에 '현대차그룹'이라는 후광효과가 작용했던 것만큼 삼성물산도 삼성그룹 효과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실적이 올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회사채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올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20조원에 육박한 하는 수주 기록을 따내며 수주 물량을 전년 대비 42.5% 늘렸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말 삼성물산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8조4334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12.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34억원을 보여 11.6% 줄었고, 순이익은 4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에 이어 삼성물산 회사채 발행을 통해 건설채에 대한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건설채 사이에서도 우량 건설사와 비우량 건설사간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재무구조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들은 건설채라도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재무구조가 불안한 건설사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앞으로 남은 건설사들 수요예측을 지켜봐야 전반적인 건설채 투심회복세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물산이 진행하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 협력업체인 '포지(Forge)'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회사채 발행 작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포지사가 공사를 맡은 플랜트 부문 공정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하청업체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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