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보험사의 기존 고객정보를 활용한 텔레마케팅(TM)을 허용했지만 실제로 TM을 재개한 보험사는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두 곳 정도가 TM을 재개했다. 이들마저도 기존 텔레마케터 가운데 10~15%만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MG손해보험은 아직 계획을 잡지 못했다.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주 재개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TM을 최장 2개월간 금지했지만 7~8만명에 이르는 텔레마케터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TM 재개를 앞당긴 바 있다.
다만 합법적으로 수집한 고객정보인지 검증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CEO의 확약서를 받은 보험사에 한해 재개토록 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합법 정보로 검증·신고한 정보는 전체 데이터베이스(DB)의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 건에 이르는 녹취록과 계약서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TM을 중단하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돈으로 무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올 경우 CEO자리를 위협받기 때문이다.
TM이 제대로 재개되지 않음에 따라 텔레마케터
금융사 위탁을 받아 영업하는 법인대리점(GA) 소속 텔레마케터에게는 정부의 '고용 유지' 주문이 수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업정지를 받은 카드 3사에 근무하는 텔레마케터들은 연이어 실직을 호소하고 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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