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근속기간과 펀드수익률 간에 상관관계는 정말 있는 걸까. 지난해 펀드 평균 수익률이 15.35%로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고였던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평균 근무기간은 4년9개월이었다. 이 회사의 펀드매니저 17명의 평균 경력이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매니저들이 별다른 이동없이 한 곳에서 펀드 운용에 전념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밸류와 함께 가치주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11개 펀드가 13.98%의 평균 수익률을 올렸는데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6년으로 국내 운용사 펀드매니저들 평균 근무기간(4년11개월)보다 길었다.
반면 펀드매니저 평균 근무기간이 2년6개월에 불과한 A운용사는 작년 2.18%의 손실을 냈고, 매니저 근무기간이 3년8개월인 B운용사도 0.03%의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매니저 이동이 잦은 운용사일수록 펀드수익률이 저조하다는 것은 '속설'이 아닌 '사실'이었던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하면 경영자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나쁘면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돈이 빠져나가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아 환매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수익률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조치가 사람을 바꿔보는 것이다. 그런데 펀드매니저가 바뀌면 운용 스타일이 바뀔 수밖에 없다. 펀드를 만들 때 내걸었던 철학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단기 수익률 향상을 위해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
장수 펀드를 운용하며 꾸준한 수익을 내는 장수 매니저들은 입을 모은다. "수익률이 항상 좋은 펀드는 없다"고. "하지만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시류를 좇다 보면 운용철학도 지키지 못하고, 수익률도 회복하지 못한다"고.
주식시장이 7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났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를 사
'주식을 살 때는 인기 없는 주식을 사고, 팔 때는 화려한 주식을 팔아야 한다.'
박스권 장세에 대처하는 그들의 철학은 단순하다. 다만 인내가 필요해 따라하기 힘들 뿐이다.
[증권부 = 이은아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