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지급식 펀드는 투자자가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면 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월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은퇴 후에도 매달 꼬박꼬박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노후 대비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2011년 이후 월 지급식 펀드로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최근 1년간 투자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1개 월 지급식 펀드 중 절반이 넘는 27개 펀드가 지난 1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펀드의 수익률은 1.54%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투자신탁1[분배형]'의 경우 브라질 현지 빌딩에 투자해 안정적인 월 배당수익과 매각차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헤알회 가치가 30% 이상 폭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품 출시 당시 연 배당수익률은 8%, 매각차익까지 감안한 투자수익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1년간 운용 수익률은 -13.73%에 불과하다. 800억원으로 시작했던 펀드 순자산은 투자 손실이 지속되면서 69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월 지급식 펀드 중 상당수는 매달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해외 이머징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이 지역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KB이머징국공채인컴증권자투자신탁(채권)C-월지급클래스'와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C'는 지난 1년간 각각 12.53%, 5.28%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월 지급식 펀드도 코스피가 1900대
월 지급식 펀드의 경우 운용 손실이 발생하면 원금을 깨 투자자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구조다. 따라서 손실 발생 시 일반 펀드에 비해 투자원금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을 회복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