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지난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93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순매수한 종목을 잘 살펴보면 '실적' '저평가' '애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금액 기준으로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많이 산 종목 '톱10'에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LG디스플레이, 대우조선해양, 삼성엔지니어링, CJ대한통운, 현대미포조선, 한국전력, LG화학, 삼성화재가 이름을 올렸다.
실적 기대주로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국전력 등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조38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기존 고객 지키기에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늘어난 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덕을 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영업이익과 수주가 동시에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연간 목표치를 80% 이상 초과 수주했다는 점이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 CJ대한통운, LG화학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외국인들의 눈에 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실적 쇼크로 주가가 5만원대까지 미끄러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서면서 최근 주가가 7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8%나 줄어든 LG화학은 주가가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바닥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12월 분기별 아이폰 판매대수가 사상 처음 5000만대를 넘어선 애플에 납품하는 업체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IT업계에서는 애플 모멘텀이 화두"라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애플 부품공급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이 확 높아진 '톱10' 종목 중에도 올해 실적과 주가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과 한진은 계열사인 대한항공ㆍ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OCI는 최근 태양광 업황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LG패션과 GS리테일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전략을 참조한다면 금액 기준으로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을 택하기보다는 외국인 지분이 높아진 종목을 고르는 게 확률적으로 낫다"고 말했다.
금액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산 종목 '톱10' 가운데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곳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이에 반해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이 높아진 종목 '톱10' 중에서는 7개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다. 한진칼과 한진은 30%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목재합판 전문업체인 이건산업도 국외 증설과 국내 수요 증가로 인한 기대감 등으로 20% 가까이 상승했다.
[김병호 기자 / 조시영 기자]